골프 경기도 하시고 트위터에서 말싸움 경기도 하시기에 지금이 바쁜 시기라는 것을 압니다. 다만, 미국 역사에서 손 꼽을 정도로 매우 불편한 이 순간에, 드물게도 한 흑인 남성이 보낸 감사의 편지를 보냅니다. 부디, 이 편지를 보고 기운을 차리시길 바랍니다.
이 모든 "동물(Animals)"들이 정의와, 흑인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자는 것과 같이 작고 중요하지 않은 것을 두고 거리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약탈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동물들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경찰들이 흑인 시민을 체포하는 데 있어서 심한 신체적 압박을 가하며,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마침내, 어느 누구도 당신이 행하고 있는 이 훌륭한 일에 대해 감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해주셨으면 합니다!
당신이 다스리는 흑인들에게 배려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악랄한 태도를 취하는 등 이 사안에 대해 매우 솔직하게 행동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치적으로 옳은(PC)" 것에 영합하지 않고, 당신과 닮지 않았을뿐더러 구시대적이고 수치스럽고 충격적인 견해를 사절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하지 않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누구나 "당신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리며, SNS에서 열리는 평화적인 시위에서 그치지 않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지속적인 변화를 선동하도록 격려해 주셔서,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제가 약속드리죠.
수백 년 동안 슬프게도, 미국의 진상을 모르고 살아온 세계인들을 위해 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당신에게 투표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근간을 차지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인종차별주의자, 증오심 많고 편협적이고 근본적으로 편견을 가진 이 사회와 시스템에서 벗어나게 해주셔서 정망 감사드립니다. 미국의 근본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대량학살과 수백만 명의 흑인들을 억압한 노예제도, 투쟁과 투옥에 기반을 두고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우리 지구를 영원히 바꿀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움직임과 과정을 조직하고, 이에 대한 전략을 짜고, 동기가 있는 구체적이고 상징적인 것(당신 자신과 당신의 "Make America Great Again Minion")을 우리에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문제들은 저의 세대와 저의 이전 세대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흑인으로서 가져온 제 가장 큰 고통과 번뇌와 낙담은, 저와 같은 인종인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저질러진 만행을 목격함으로써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가진 차별불감증(원문: desensitisation)으로 인해 수년에 걸쳐 축적되어 왔습니다. 다들 말하지 않습니까. "어차피, 변하지 않을거야." 라고.
당신처럼 방대한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제 이러한 마음에 트집잡을 기미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당신이 자신도 모르게 그 위대한 나라에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 이전에, 우리들을 외면한 대통령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필요한 개혁을 하지 않았고, 로비를 통해 그들에게 권력을 쥐어준 부패한 기업들의 소원을 성취하기에만 바빴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대중 앞에서 옳은 말을 하고 오늘날의 이러한 인권 침해에 대응하여 대중들에게 거짓된 동정심을 가질 만큼 충분히 대중매체에 능통하고 영리했습니다.
400년 넘게 이어져온 육체적, 경제적, 정신적, 정서적 학대에 예속된 사람들에 대한 당신의 공개적인 증오, 무관심, 무시로 인해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전세계 모든 인종들이, 점점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당신이 만든 것에 대항하기 위한 가장 건설적인 방법에 대해 토론하는 운동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불의를 제도적인 차원에서 맞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즉, 항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양의 탈을 쓴 당신의 선배들이 아니라, 몇 년 동안 우리에게 줄곧 필요했던 존재입니다. 당신은 늑대의 옷을 입은 늑대입니다.
당신은 미국 시민인 제 딸들이 제게 이렇게 묻는 이유입니다.
"왜 대통령은 흑인을 싫어합니까?" 라며.
당신은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부식된 조국뿐만 아니라 여기 영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에도 지속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당신은 진정으로 우리가 극복해야 하고 극복해야 할 사람들의 견해와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리암 로세니어(Liam Rosenior, 前 브라이튼 & 호브 알비온 선수, 現 더비 카운티 코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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